지난 글에서 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이 기술이 실제 파운드리 경쟁에서 어떻게 다른 전략으로 이어졌는지 다룹니다. 3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업계 판도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평가받는데, 그 핵심에는 TSMC와 삼성전자의 상반된 게이트 구조 선택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GAA 조기 도입 전략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부터 GAA(삼성 명칭 MBCFET) 구조를 세계 최초로 양산에 적용했다고 발표하며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습니다. 나노시트 폭을 조절할 수 있는 GAA의 설계 유연성을 앞세워, 후발주자였던 파운드리 사업에서 기술 우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다만 신구조 조기 도입에 따른 초기 수율 안정화가 과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TSMC: 안정성 우선의 보수적 전략
반면 TSMC는 3나노까지는 검증된 핀펫(FinFET) 구조를 유지하고, 2나노 공정부터 GAA를 도입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율을 통해 고객 신뢰를 쌓아온 TSMC의 전형적인 접근 방식으로, 신기술 도입보다 안정적 양산 능력을 우선시하는 철학을 보여줍니다.
수율이 갈라놓은 고객사 확보 경쟁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은 결국 고객사가 안심하고 물량을 맡길 수 있느냐입니다. TSMC는 오랜 기간 축적한 공정 안정성으로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팹리스 고객사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GAA 기술력을 앞세워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하는 중입니다. 결국 이 경쟁의 승패는 “누가 더 먼저”가 아니라 “누가 더 안정적으로” 대량 양산을 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게이트 구조 차이가 만드는 성능 격차
핀펫은 검증된 구조인 만큼 예측 가능한 성능을 제공하지만, 채널을 3면만 감싸는 한계로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누설 전류 억제에 불리합니다. GAA는 채널을 4면 모두 감싸 이론적으로 더 나은 전력 효율과 성능을 제공하지만, 새로운 구조인 만큼 결함 제어가 까다롭고 초기 수율 확보에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어느 쪽이 “더 나은 기술”이냐보다, 각 기업이 그 기술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양산 라인에 구현하느냐가 실질적 경쟁력을 가릅니다.
파운드리 경쟁이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
3나노 경쟁은 단순히 두 기업의 기술 자존심 대결이 아니라, 이후 다룰 수율(Yield)이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 메커니즘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수율 한 포인트 차이가 곧 원가 경쟁력과 고객사 신뢰로 이어지기 때문에, 파운드리 산업에서는 기술 발표 시점보다 실제 양산 수율이 훨씬 중요한 지표로 다뤄집니다.
마치며
3나노 공정 경쟁은 게이트 구조 선택이라는 기술적 결정이 어떻게 산업 전체의 경쟁 구도로 확장되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완성된 칩이 실제로 어떻게 품질 검증을 받는지, 테스트 공정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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